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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해서 외로웠다

하루가지나고. 2019. 1. 7. 11:38
사랑해서 외로웠다

 

사랑해서 외로웠다 

 

나는 외로웠다 

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 

한 잎 나뭇잎 

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

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

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

나 혼자만 이렇게

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

  

어두워야 눈을 뜬다

혼자일 때, 때로 그 밝은 태양은

내게 얼마나 참혹한가

나는 외로웠다

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

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

  

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

외로워서 너를 사랑한건 아니라는 것

그래,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

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

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

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

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

  

 

 

- 이정하 -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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